전체 글18 [모니알레] 모니아의 일기 5화 날짜: 신성력 3898년 3월 20일 날씨: 기온이 조금씩 올라간다. 화창함. 학교가 개학에 점점 다가오며 학생들이 점점 늘어났다. 며칠 전에도 언급했지만, 이곳의 기숙사는 2인실. 따라서 지금은 혼자 쓰는 내 방에도 언젠가 누군가 들어오겠지? 하지만 아직 나와 방을 같이 쓸 학생은 나타나지 않았다. 어쩌면, 나타나지 않을 지 모른다. 그러면 넓은 집을 나 혼자 쓸 수 있어 매우 기쁠 것이다. 마지막 일기를 썼던 16일과 오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나와 알렉세이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사흘 동안 알렉세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식으로 하는 자기소개부터 과거사와 각자의 취미생활까지. 2일에 처음 마주쳤을 때 있었던 고백 공격 사건을 떠올리면 수치심에 여전히 위장이 시큰시큰 아파왔지만, 서로.. 2024. 11. 18. [모니알레] 모니아의 일기 4화 신성력 3898년 3월 16일 날씨: 청명한 가운데 구름 조금. '어제의 그 일'이 있고 나서 꼬박 하루를 두문불출했다. 왜냐고? 당연히 '그 녀석'과 마주치기 싫었으니까. 아니, 상식적으로 그렇게 고백공격을 당했는데 나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왔으면 한다. 내가 거하게 밥 한끼 사줄 테니까! 하지만 나의 의지도 내 위장의 식사를 향한 욕구를 이기진 못 했다. 다들 식단 조절 등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배고픔'이란 존재는 천하장사도 견디기 어려운 것임을 잘 알 것이다. 너무 힘이 없어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었으니까. 어찌저찌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은 후 기숙사의 방문을 미세하게 열고 그 틈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어 요리조리 둘러보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친구는 내 기숙사의 .. 2024. 11. 17. [모니알레] 모니아의 일기 3화 신성력 3898년 3월 14일. 날씨: 강설 그동안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편히 쉬고 있던 내게 뜬금없이 불청객이 찾아왔다. 그의 이름은 알렉세이 스카라모프. 이름부터 제국 서부에서 듣던 이름과는 사뭇 다른, 그런 특이한 이름이었다. 그런 이름처럼 그 아이도...조금은 지나치게 열정적인 듯 했다. 오늘 있었던 일을 단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저랑 사귀어주세요!" 맞게 들었는지 귀가 의심스러웠다.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싶어 멍청하게 내 뺨을 찰싹 때렸을 정도로. 하지만 그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솔직히 그 아이는 내 취향이 아닐 뿐더러, 신사로서의 교양은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피부는 어디 아픈 듯 창백한 백짓장과 같았고, 반곱슬 상태의 청백색의 모발은 마구 헝클어져 있었다. 그나마 .. 2024. 11. 16. [모니알레] 모니아의 일기 2 신성력 3898년 3월 2일. 날씨: 매우 청명하고 바람이 거세게 분다. 어제까지만 해도 날이 풀릴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동부의 추위를 얕본 내 오산이었다. 내가 살던 서부의 3월은 이렇지 않았다. 3월이면 날이 풀리는 걸 넘어 앞으로 다가올 여름을 준비해야하는, 일 년 중 제일 날씨가 좋은 날이었다. 하지만, 찾아보니 이곳의 3월은 겨울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같다. 이런 망할. 이 사실을 모르던 아침의 나는 하늘에 화창하게 뜬 해만 보고 기세 좋게 밖으로 나갔다가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그대로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이놈의 날씨, 언제 풀릴까? 정말이지, 실내에 체력단련실이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해지는 하루였다. 우여곡절 끝에 체력단련이 끝나고, 간단하게 고기가 들어간 파.. 2024. 11. 14. 신성제국실록 제 2부 - 지리 편 제국의 지리 地理 에스테리아 대륙 절반에 달하는 광활한 영토를 가진 신성 제국답게 다양한 기후와 지형이 나타난다. 일전에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자전축과 자침상 북쪽이 약 106도 가량 기울어진 에론-아-레이드 행성이기에 신성 제국의 기후도 자침상 북쪽과 남쪽은 비슷하거나 동일하지만, 동서로 갈수록 기후가 바뀐다. 때문에 디아르슈타인 등 망양을 마주하는 동쪽 해안 일대는 겨울에 유빙이 떠다니지만, 베스탈 등의 일대는 늘 온화하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하지만 대륙 정중앙에 위치하는 에스테리아 산맥이 대륙 전체를 관통하며 고대 왕국 시절부터 동서의 교류를 막는 지리적 장벽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수정공학의 발전으로 다양한 기계장치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에도 아직까지 산맥을 넘는 길은 오직 험한 .. 2024. 11. 13. [모니알레] 모니아의 일기 - 신성력 3898년 3월 1일 신성력 3898년 3월 1일 - 날씨: 화창기다리고 기다리던 입학식이다! 날 학대하기만 한, 부모라고 부르기도 미안한 존재들로부터 도망가는 날이다. 돈은 걱정없다. 국가와 학교에서 나를 5년 전액 장학생에 장학금까지 덤으로 얹어줬으니까. 나는 앞으로 공부에만 몰두하면 된다. 그것들과 연락은 진즉에 다 끊어놨다. 그들이 진심으로 내게 미안하다면, 날 찾지 않을 테지. 학교의 공식적인 수업은 다음 달부터 시작이지만, 내가 기숙사에 미리 들어간다고 하니 내게 마차까지 보내주었다. 아무리 내가 수석에 학교 역사상 가장 주목받는 신입생이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까지 해줄 정도로 진심이라니, 점점 마음에 드는 학교다. 그렇게 수 시간이 걸려 학교에 도착하자, 학교에는 운영에 필요한 극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 2024. 11. 13.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