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신성력 3898년 3월 20일
날씨: 기온이 조금씩 올라간다. 화창함.
학교가 개학에 점점 다가오며 학생들이 점점 늘어났다. 며칠 전에도 언급했지만, 이곳의 기숙사는 2인실. 따라서 지금은 혼자 쓰는 내 방에도 언젠가 누군가 들어오겠지? 하지만 아직 나와 방을 같이 쓸 학생은 나타나지 않았다. 어쩌면, 나타나지 않을 지 모른다. 그러면 넓은 집을 나 혼자 쓸 수 있어 매우 기쁠 것이다.
마지막 일기를 썼던 16일과 오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나와 알렉세이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사흘 동안 알렉세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식으로 하는 자기소개부터 과거사와 각자의 취미생활까지. 2일에 처음 마주쳤을 때 있었던 고백 공격 사건을 떠올리면 수치심에 여전히 위장이 시큰시큰 아파왔지만, 서로에 대한 정보를 조금 알게 되니 예전만한 그런 고통은 없었다.
더군다나, 알렉세이보다 나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이는 없으니 더더욱.
오늘 점심도, 오늘 저녁에도 그는 계속 나를 찾아왔다. 개강하면 앞으로 같이 지낼 시간이 없을 텐데, 나와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단다.
4월 1일 개강까지 앞으로 9일.
남은 9일 동안이라도 그의 작은 소망을 들어줘야겠다.
지난 20년의 세월동안 얼어있던 내 마음도 녹일 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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