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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알레] 모니아의 일기

[모니알레] 모니아의 일기 6화

by 에론아레이드의 미라 2024. 11. 20.

날짜: 신성력 3898년 3월 22일

 

날씨: 화창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룸메이트가 왔다. 사실, 조금 긴장되고 떨린다. 애초에 나를 제외하고 가족을 포함한 다른 사람과 같이 방을 쓴다는 것이 내 인생 처음이기 떄문이리라. 룸메이트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제국 동부 출신들의 특징인 새하얀 피부는 백설마냥 고왔으며, 매우 특이한 청백색의 모발은 길게 길러 신비로운 인상을 주었다. 한 가지 이질적인 것이 있다면 그건 그녀의 눈동자. 마치 별을 품은 듯 빛나는 눈동자는 대마법사 가문 출신인 자신조차 들어보지 못 했던 기이한 것이었다. 

 

몇 마디 자기소개를 나누고 통성명을 주고받은 후 알게 된 그의 이름은 레지아 노스트레 반 드레암. 내 기억이 맞다면, 그녀는 이곳 왕립사관학교의 부지를 제공한 이곳의 지배자, 스칸디아 공작가의 충실한 가신가문 중 하나였다. 레지아와 내가 얼마나 잘 지낼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서로에 대한 정보가 불충분하니까. 다만, 최대한 그녀와 잘 지내어 내 학교 생활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는 바람을 지울 순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오늘도 알렉세이와 밥을 먹었다. 이번에는 그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왔는데, 남자란 다 그런 건지 몰라도 그의 룸메이트도 똑같이 뇌가 반쯤 - 혹은 전부 - 근육으로 된 듯 했다. 아마 이 학교에선 마법같은 이능력을 다루는 장교들과 일반적인 보병 엘리트 장교들을 육성하는데, 아무래도 그들은 그곳에 속한 듯 하다. 사실 마법사는 상대를 겉모습으로 재단하면 안 되지만...아무래도 그들을 볼 때마다 아방한 그들의 모습에 편견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속으로 그들 탓을 조금 했다. 물론, 그들이 싫다는 건 아니다.

 

내일은 별 일 없으면 레지아와 조금 더 친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말이 통하는 사람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