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력 3898년 3월 2일. 날씨: 매우 청명하고 바람이 거세게 분다.
어제까지만 해도 날이 풀릴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동부의 추위를 얕본 내 오산이었다.
내가 살던 서부의 3월은 이렇지 않았다. 3월이면 날이 풀리는 걸 넘어 앞으로 다가올 여름을 준비해야하는, 일 년 중 제일 날씨가 좋은 날이었다. 하지만, 찾아보니 이곳의 3월은 겨울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같다. 이런 망할. 이 사실을 모르던 아침의 나는 하늘에 화창하게 뜬 해만 보고 기세 좋게 밖으로 나갔다가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그대로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이놈의 날씨, 언제 풀릴까?
정말이지, 실내에 체력단련실이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해지는 하루였다.
우여곡절 끝에 체력단련이 끝나고, 간단하게 고기가 들어간 파이를 점심으로 먹어치운 후, 조용한 내 방으로 올라갔다. 창 밖으로 서부에선 한겨울에조차 보기 힘든 눈이 펑펑 내리고 있는 풍경이 이질적이다. 내 친구들이 봤다면 참 신기해 하고 좋아했을텐데.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 돈다.
당분간은 같은 일상이 반복될 것 같다. 당분간은 그냥 일기장에 내일 할 일을 적는 정도로 끝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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